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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재심의' 기각 결정…"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
[동국일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는 1월 2일(목), (사)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 이하 축구협회)가 신청한 특정감사 재심의에 대해 기각을 결정해 통지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5일, 축구협회 특정감사를 발표하고, 위법·부당 사례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문책(징계)·시정·주의를 요구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축구협회에 통보했다. 이번 재심의 신청은 문체부가 특정감사를 통해 조치를 요구한 9건 중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업무 처리, 2023년 축구인 사면, 비상근 임원 자문료 지급, 축구 지도자 강습회 운영, 대한축구협회축구사랑나눔재단 운영 관리, 직원 복무 관리 및 여비 지급 등 7건의 부적정 사안에 대해 축구협회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루어졌다. 이에,문체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감사심의위원회를 개최했으며, 해당 7개 안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모두 기각하기로 의결했다. 재심의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축구협회는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요구 사항을 원안대로 이행하고, 그 조치 결과를 문체부에 보고해야 한다. 문책(징계)의 경우 1개월 이내에 징계 의결 후 결과를 통보해야 하며, 제도개선, 시정 등의 조치는 2개월 이내에 조치하고 보고해야 한다. 한편,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현대산업개발 직원의 부적정한 축구협회 파견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감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체육계 전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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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 1-4 패배
손흥민은 브라질의 집중 수비에도 고군분투했다. [동국일보] 대한민국이 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높은 벽에 막혀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 도전에 실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FIFA 랭킹 28위)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1위)에 1-4로 졌다.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한 브라질과는 달리 포르투갈을 상대로 혈전을 펼친 뒤 3일 만에 치른 경기에서 두드러진 체력 저하로 무너졌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의 성과가 가려질 수는 없다. 한국은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오르며 사상 두 번째로 원정 16강행을 달성했다. 특히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서는 대부분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이번 대회는 ‘한국도 월드컵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긍정적이었다. 기록 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월드컵 사상 최초로 두 경기 연속 멀티골(가나전 2-3 패, 포르투갈전 2-1 승)을 넣었다. 공격수 조규성은 가나전에서 헤더로만 두 골을 몰아치며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 스타로 발돋움했다. 포르투갈전에서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월드컵 개인 통산 3골 1도움으로 최순호(1골 3도움)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월드컵 최다 공격포인트 공동 1위에 오르게 됐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조규성과 함께 투톱으로 내세웠다.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벤투 감독은 지난 6월과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손흥민을 원톱 혹은 투톱으로 가동한 바 있다.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했고, 이달 초 안면 골절로 수술을 받았던 손흥민이 이제 몸싸움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판단하자 자신이 시험했던 전술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조규성과 손흥민이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좌우 측면에는 황희찬과 이재성이 포진했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 첫 선발 출전이다. 정우영과 황인범이 중원을 지켰다. 포백 수비진은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으로 구성됐다. 종아리 통증으로 지난 포르투갈전에 결장했던 김민재가 다시 돌아왔다. 골문은 변함없이 김승규가 지켰다. 하지만 한국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전반에만 네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전반 7분 비니시우스가 하피냐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문전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6분 후인 전반 13분에는 히샬리송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네이마르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한 발짝 더 달아났다. 두 골 차로 뒤진 한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희찬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황희찬은 전반 17분 안쪽으로 돌파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는데 상대 골키퍼 알리송이 가까스로 쳐냈다. 곧이은 코너킥 찬스에서 황인범이 시도한 왼발 중거리슛은 위로 떴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29분 히샬리송, 전반 36분 파케타에게 연속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0-4로 뒤진 한국은 후반 시작되자마자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는 동시에 전술에 변화를 줬다. 김진수 대신 홍철, 정우영 대신 손준호가 투입됐다. 더불어 손흥민을 가운데 놓는 전술이 먹혀들지 않았다고 판단한 벤투 감독은 이재성을 2선 가운데에 두고, 손흥민과 황희찬을 측면에 배치했다. 손흥민이 후반 2분 만에 우리 진영 후방에서 넘어온 롱킥을 받아 좋은 찬스를 잡았으나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아쉽게도 상대 골키퍼 어깨 맞고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만회골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는 백승호 네 골의 리드를 가진 브라질은 특유의 개인기에다 조직력까지 살아나며 여유롭게 경기를 펼쳤다. 이를 상대로 한국이 한 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결국 후반 20분 교체로 들어간 백승호가 투입된 지 11분 만인 후반 31분 강력한 왼발 하프발리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백승호의 A매치 세 번째 골이자 월드컵 데뷔전에서 나온 데뷔골이다. 이후에도 한국이 공격을 이어갔으나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다. 브라질전에 선발로 나선 한국의 일레븐.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 1-4 브라질 득점 : 비니시우스(전7) 네이마르(전13 PK) 히샬리송(전29) 파케타(전36, 이상 브라질) 백승호(후31, 대한민국) 출전선수 : 김승규(GK) 김진수(HT 홍철) 김영권 김민재 김문환 황희찬 황인범(후20 백승호) 정우영(HT 손준호) 이재성(후29 이강인) 손흥민 조규성(후35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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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프리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은 누구에게
벤투 감독 [동국일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국가대표팀은 15일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스타디움에서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장소는 이다. 지난 9일 소집돼 터키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벤투호는 새해 첫 A매치를 통해 선수들의 면면을 관찰하고 조직력을 다진다. 21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몰도바와 친선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한 27명의 선수 중 김승규(가시와레이솔)와 권경원(감바오사카)를 제외한 25명이 K리거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FIFA 매치 윈도우가 시작되는 24일부터 합류할 수 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 8차전을 앞두고 있는 벤투호는 7차전이 열리는 레바논으로 25일 이동하는데, 해외파 합류에 따라 일부 K리거는 명단에서 제외돼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전지훈련 참가 선수들의 목표는 한국행이 아닌 레바논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이슬란드, 몰도바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벤투 감독은 "친선 두 경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최종예선 두 경기를 함께 준비한다는 목표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이슬란드전과 몰도바전이 선수들의 시험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만 김대원(강원FC), 김진규(부산아이파크), 엄지성(광주FC), 고승범(김천상무), 최지묵(성남FC) 등 5명으로, 벤투호의 경쟁체제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손흥민(토트넘홋스퍼FC)과 황희찬(울버햄튼원더러스FC)이 부상으로 인해 최종예선 합류가 어려운 상황이라, 공격 라인에서 이들의 자리를 대체할 선수가 필요하다. 새롭게 발탁된 김대원, 엄지성뿐 아니라 김건희(수원삼성), 조규성(김천상무), 조영욱(FC서울), 송민규(전북현대) 등 K리거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황희찬의 회복 상황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만약 두 선수가 합류하지 못한다면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훈련에 잘 임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과 함께 이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을 통해 새로운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잘 관찰해 다음 명단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승호(전북현대)와 같이 꾸준히 명단에 올랐으나 주전으로의 도약을 노려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백승호는 벤투호의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한다. 백승호는 "(정우영으로부터) 늘 보고 배운다. 어떻게 하면 저 자리에 갈 수 있을까 생각한다. 다른 형들의 활약을 보면서도 동기부여가 된다. 이번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소집됐는데 우리에게 좋은 기회인 만큼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맞대결은 처음이다. FIFA 랭킹 62위인 아이슬란드(한국은 33위)는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J조에서 10전 2승 3무 5패를 기록하며 6개 팀 중 5위에 그쳐 본선행에 실패했다. 대체로 장신 선수들로 구성돼 있으며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다수다.한편, 아이슬란드는 한국에 앞서 터키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며, 지난 12일 우간다(FIFA 랭킹 82위)와의 친선경기에서는 1-1로 비겼다. 장신 공격수 욘 다디 보드바르손이 전반 6분 만에 헤더로 골을 기록했으나, 이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아이슬란드는 한국과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전지훈련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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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 동계훈련, 1월 양산서 진행
여자축구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 동계훈련 [동국일보] 여자축구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 동계훈련이 1월 2일부터 경상남도 양산시에서 열린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들의 2022년 첫 훈련은 황인선 대한체육회 전임 감독(여자 U-20 대표팀 감독)의 지도 하에 1월 2일부터 8일까지 6박 7일 동안 양산시 일원에서 진행된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자택 및 소속팀 훈련장에서의 화상 연결을 통한 비대면 훈련이 진행된 바 있다. 오랜만에 소집 훈련을 갖게 된 여자축구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들은 2003년생과 2004년생의 고등학생 선수들이다. 이번 훈련은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들의 개인 기량 및 경기력 향상과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 위한 목표의식 개선에 목적을 두고 있다. 2022 여자축구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 동계훈련 소집 명단 (총 30명) 김지윤, 김신지, 우서빈, 박수정, 전유경, 이현정(이상 포항여전고), 김예은, 천세화, 장진영(이상 울산현대고), 이수아(경남로봇고), 최민아, 박주형(이상 경기오산정보고), 박유정, 김지현, 김경희(이상 충남인터넷고), 김민지, 노하늘, 오규원(이상 강원화천정산고), 지예슬(인천디자인고), 김유진(대구동부고), 김다현, 이진주, 최한빈, 김수린, 김가연(전남광양여고), 김가현, 박현진, 홍채빈(충주예성여고), 김예빈(대전한빛고), 장성은(서울동산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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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의 '무한도전', 이번에는 지도자강사다!
베트남에서 지도자로 명성을 떨친 정해성은 올해부터 KFA 지도자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동국일보] 지도자를 거쳐 행정가로 변신했던 그는 베트남에서 지도자로 복귀했다가 최근 지도자강사가 됐다. 예순이 넘은 나이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주인공은 2002 한일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에 일조했던 정해성(63)이다. '지도자들의 지도자'로 불리는 지도자강사가 된 정해성을 전라북도 고창에서 만났다. 고창에서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K리그1,2 현역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대한축구협회(KFA) C급 지도자 강습회가 열렸다. 정해성 강사는 이곳에서 '예비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었다. 정해성은 중앙고-고려대를 거쳐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럭키금성(현 FC서울)에서 활약하며 K리그 톱클래스 선수로 인정 받았다. 이후 1990년 럭키금성 2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정해성은 포항과 전남 코치를 거쳤고, 1998년부터 2000년까지는 국가대표팀 코치로 허정무 감독을 보좌해 2000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안컵을 경험했다. 이어 2002년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일조했다. 코치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정해성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부천SK(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았다. 2007 시즌을 끝으로 사퇴한 뒤 유럽으로 연수를 떠난 그는 다시 허정무 감독과 호흡을 맞춰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이후 전남드래곤즈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2012년 8월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 2013년 KFA 경기위원장으로 부임한 그는 이듬해인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심판위원장으로 활약했다. 2017년에는 슈틸리케호 수석코치로 잠시 부임했으며, 그해 10월에는 베트남으로 건너가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2018년까지는 호앙아인 지아라이 기술고문을 맡았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호치민FC 감독을 지냈다. 국내외 지도자와 행정가를 두루 경험한 정해성은 올해부터 KFA 지도자강사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변화무쌍한 도전이 대단하고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당시 기자 초년병이었던 필자와 오랜만에 만난 정해성 강사는 예전과 다름없는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사람 좋은 미소로 반겨줬다. - 심판위원장을 그만 둔 후 베트남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행보가 궁금합니다. 심판위원장을 그만 두고 2017년 초에 모교 중앙고등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마침 중앙고 감독 자리가 비어있었고, 교장 선생님 권유도 있어서 무보수로 일했습니다. 그러다 KFA에서 연락이 와 슈틸리케호에 수석코치로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해왔어요.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이라 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습니다. 비록 4월부터 7월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단 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 감독 교체가 됐는데 신태용 감독이 새롭게 시작하는데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제가 빨리 자리를 비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사퇴를 했습니다. - 2017년 10월 베트남으로 가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생각도 하지 않았던 일이었죠. 추석 즈음에 아내와 함께 부모님 산소가 있는 양산에 내려갔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한 에이전트가 베트남에 갈 생각이 있는지를 묻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에 올라와서 에이전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베트남행을 결정했습니다. '호앙아인 지아라이(이하 HAGL)'라는 팀의 기술고문 자리였습니다. - HAGL에서의 생활은 어떠셨습니까? 베트남 대표팀의 주축인 꽁프엉, 쯔엉 등과 만나고 교류할 수 있었던 것은 즐거운 추억입니다. 제가 2019년에 호치민FC 감독으로 갔을 때도 그 선수들이 호치민에 내려오면 항상 저를 만나러 왔었죠. 하지만 현지 분위기를 모르고 갔다가 고생한 것은 안타깝고 아쉬워요. 기술고문이라는 자리가 제가 생각하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더라고요. 뭔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 2018년 12월에는 호치민FC로 옮겼습니다. 이번에는 감독을 맡게 되셨습니다. 호치민FC는 2017년에 1부리그로 승격한 팀이에요. 승격 첫 해에 프랑스 감독이 맡아 12위, 다음 해인 2018년에 일본 감독이 맡아 또 12위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10위만 해도 성공이네'라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 팀에 들어갔을 땐 답이 안 보였어요. 선수들의 의식부터 훈련, 식단, 숙소까지 모든 게 부족했으니까요. 훈련은 강하게 시키기로 마음 먹고 들어갔는데 다른 문제들은 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 암담했죠. - 만년 하위권 팀이 리그 2위로 2019 시즌을 마친 것은 기적이나 다름 없는 거네요. 다행히 여러 사람들이 도움을 줬습니다. 구단 고위층이 참석한 가운데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첫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제가 '앞으로 버스, 식당, 라커룸 등 공공장소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다'고 공언했어요. 첫 인사를 마치고 다같이 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회장 휴대폰이 울리는 거예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이었는데 회장이 조용히 전화기를 들고 식당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속으로 웃었습니다. 첫날부터 분위기를 잡는데 회장이 큰 도움을 준 거죠. 식사도 문제였어요. 운동선수가 먹는 식단으로는 한참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현지의 한국인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인들 덕분에 일주일에 한두 번씩 레스토랑에서 든든하게 먹일 수 있었습니다. 숙소도 걸림돌이었는데 무엇보다도 숙소에서 홈 경기장까지 1시간이나 걸린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죠. 현지에서 알게 된 사업가가 고등학교 후배였는데 만나서 염치 불구하고 고충을 털어놓았죠. 그랬더니 선뜻 "형님, 그거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홈 경기 전날에는 베스트 멤버들이 경기장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호텔에서 숙박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어요. 많은 도움 덕분에 첫 시즌을 리그 2위로 마쳤습니다. 리그컵에서 4강에 올랐고,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도 나가게 됐습니다. 부리람(태국)에 1-2로 져서 챔피언스리그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이듬해 AFC컵에도 출전하게 됐고요. 모두 구단 최초의 기록입니다. - 최상의 첫 시즌을 보냈지만 2020 시즌에는 중도 경질과 재신임, 그리고 시즌 후 사퇴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AFC컵에서 미얀마-라오스-싱가포르 팀과 한 조가 돼 1위를 하는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졌어요. 몇 차례 연기 끝에 대회 자체가 취소됐고, V리그도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리그 5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어요. 지도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단장이 자기가 직접 팀을 지휘하겠다고 나섰고, 팀에서는 저에게 '힘들어 보이니 일선에서 물러나 호치민 인근에 짓고 있는 축구 센터장을 맡아달라'고 했어요.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온전히 자리를 지키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계약상 문제를 정리하고 그만두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선수들과 현지 팬들 사이에서 정해성 감독을 보내면 안 된다고 난리가 났어요. 사태를 알게 된 호치민 시장이 구단 회장에게 정해성 감독을 다시 복귀시키라고 했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재발 방지를 약속 받고 돌아왔습니다. 선수들은 좋아했지만 구단과 저 사이에 금이 간 관계는 회복이 어렵더라고요. 단장이 또다시 경기에 개입하는 일이 벌어졌고, 결국 저는 시즌을 마친 후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리그 3경기를 남겨두고 제가 그만둔다는 소식이 발표됐는데 마지막 3경기에서 2승1무를 했어요.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마지막 마무리는 잘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 베트남 생활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였나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우리와 다른 문화를 경험했고, 경기력을 떠나 축구라는 것 하나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베트남 축구의 장점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있었던 두 팀 모두 대표팀 선수들이 많은 축에 들어가는 팀이었거든요. 특히 호치민FC는 제가 가면서 대표 선수가 많아졌는데 호치민 선수들에게 대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준 점은 뿌듯합니다. - 올해부터는 지도자강사로 또다른 도전을 하셨습니다. KFA에서 연락이 와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달해주면 좋겠다'며 AFC 지도자강사 강습회 참가를 권유했고, 자격증을 따게 됐습니다. 그리고 9월부터 강사로서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해 지금까지 다섯 번 정도 강습회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이제야 조금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지도자교육 콘텐츠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의 현장 지도자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전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 이번 강습회 최연소 참가자가 1996년생(수원FC 조유민)으로 40년 가까이 나이 차가 납니다. 수강생들과 소통은 문제 없었나요? 수강생들이나 같이 하는 강사들도 저를 조금 어려워하긴 해요. 바로 이전 강습회에는 2001년생도 있었다니까요(웃음). 제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코치를 했는데 이 아이는 그때 두 살이잖아요. 엄연한 차이가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하지만 제가 지도자강사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그런 건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과 교류하면서 제가 아는 걸 가르쳐줄 수 있어서 좋고, 또 저도 새롭게 배우는 점이 있어서 즐겁습니다. - 한 해 동안 강습회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수강생들이 정말 열심히 합니다. 발표를 위해 밤을 새우고, 하나라도 더 얻어가기 위해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겁날 정도라니까요. 나이 어린 후배들이지만 존경스러워요. 똑바로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을 정도로 의욕적입니다. 우리 때는 하루라도 빨리 끝내주면 좋아하는 분위기였는데 말이에요(웃음). - 혹시나 해서 여쭤봅니다. 다시 현장으로 복귀할 마음은 없으신지요? 작년에 베트남에서 돌아와 자가격리하는 기간에 수원FC와 경남FC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봤어요. 양 팀 사령탑이 김도균과 설기현이었는데 제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수석코치를 할 때 주장과 주전 공격수였어요. 그 둘이 명승부를 펼쳤습니다. 특히나 설기현 감독은 마지막에 수원FC가 페널티킥을 얻는 VAR 판정을 두고 경기 후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 페널티킥이 들어가면서 수원FC가 잔류하고, 경남은 승격에 실패했거든요. 솔직히 제가 그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저는 난리를 쳤을 거예요(웃음). 두 제자가 멋진 승부를 펼치고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제 이 친구들의 시대가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도 베트남에서 돌아오면서 또다른 기회를 생각했지만 그 경기를 보고 국내에서 지도자를 하는 건 이제 분위기나 이미지상 안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다른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지도자강사가 됐어요. 수많은 지원자 중에 또 제가 강사가 된 게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코치와 감독을 하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것을 얻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제가 받은 것을 어떻게 되돌려줄까 고민했는데 강사로서 역할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어요. 이런 기회를 준 KFA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단순히 강사 자리를 지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이 준비해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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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U-20 대표팀 새 감독에 '김은중' 선임
김은중감독 [동국일보] 대한축구협회는 공석중인 남자 U-20 대표팀 감독에 김은중(42) 전 올림픽대표팀 수석코치를 선임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김은중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3년 U-20 월드컵 본선까지다. 다만 U-20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 계약은 중도에 해지된다. U-20 대표팀 사령탑은 지난 2019년말 김정수 감독을 선임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대회가 취소되면서 계약을 종료한 바 있다. 동북고, 대전시티즌, FC서울, 제주유나이티드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은중 감독은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특히 1998년 아시아 청소년(U-19) 대회에서는 이동국, 설기현과 함께 공격진을 이끌며 대회 우승에 앞장섰다. 2010년 K리그 MVP를 수상했고, 2014년 대전에서 은퇴했다. 2015년 벨기에 클럽 투비즈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7년부터 U-23 대표팀의 코치로 활동해 왔다. 이 기간동안 김학범 감독을 보좌하면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AFC U-23 챔피언십 우승에 기여하고, 도쿄 올림픽 8강 진출에도 힘을 보탰다. 김판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11월부터 감독선임소위원회에서 후보군 10명을 대상으로 선임에 필요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3명으로 압축하고 후보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최종적으로 감독선정소위원회에서 2명을 추천했고, 15일 협회가 김은중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김은중 감독은 최근 4년간 올림픽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면서 선수 육성과 국제대회 준비에 필요한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했다고 판단했다. 그가 시도하려는 빠른 공격전개,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제압하는 적극적인 수비 전술은 우리 협회가 추구하는 능동적인 축구 철학에 부합한다. 또 바르고 합리적인 성품, 참신한 이미지, 젊은 선수들과의 원만한 소통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내년에 열리는 U-20 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한다. 이어 2023년 열리는 U-20 아시안컵 본선에서 4위 안에 들면 같은해 U-20 월드컵에 참가할수 있다. 대회 개최 시기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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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대표팀 정태욱, '21년 첫 동계훈련 격려
- [동국일보] "힘든 훈련이지만 선수들이 독하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면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남자 U-23 대표팀의 2021년 첫 소집 훈련에서 주장을 맡은 정태욱(대구FC)이 동료들을 격려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U-23 대표팀은 1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강원도 강릉과 제주도 서귀포에서 훈련을 갖는다.특히,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태욱은 "친구들, 동생들과 함께 소집돼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어 기분 좋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며, "잘 준비해서 올림픽을 맞이하겠다"면서 "감독님의 동계훈련이 많이 힘든 편이지만 선수들이 독하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태욱은 지난해 1월 열린 AFC U-23 챔피언십의 우승 멤버로서 김학범호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해왔으며 그는 많은 동생들과 함께 하는 이번 소집 훈련에서 주장을 맡은 것에 대해, "동생들과 같이 어울려 부상 없이 훈련을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좀 더 분위기를 다잡고 하나하나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년가량 연기된 도쿄 올림픽은 아직까지도 개최 여부를 확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정태욱은 "선수 입장에서는 당연히 올림픽이 꼭 열리기를 바란다"면서, "올림픽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금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라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한편, 정태욱은 "올림픽은 누구나 꿈꾸는 무대이고 경험하고픈 무대다. 어떤 선수든 욕심이 날 것이다"라며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훈련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 올림픽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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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대표팀 정태욱, '21년 첫 동계훈련 격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