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동점골’ 분전한 벤투호
[동국일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5개월 앞둔 남자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을 상대로 강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 A매치에서 1-5로 졌다. 전반 7분 만에 히샬리송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전반 31분 황의조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으나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내준 데 이어 필리페 쿠티뉴와 가브리엘 제주스에게 한 골씩 더 허용하며 패했다. 이날 6만 487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브라질과의 역대전적은 1승 6패가 됐다.

브라질전을 마친 한국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맞붙는다. 이후 10일 파라과이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3차전을 마친 후 다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와 이집트와의 경기를 끝으로 A매치 기간을 마무리한다.

한국에게 6월 A매치 4연전은 시험의 무대다. 먼저 이번 경기를 앞두고 김민재, 박지수, 이재성 등이 부상으로 빠지며 전력 공백이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의 강호 칠레, 파라과이에 더해 모하메드 살라가 버티는 이집트까지 상대하게 됐다. 벤투 감독이 “이번 A매치 4연전은 이전과 달리 굉장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벤투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김민재 대신 권경원을 투입한 걸 제외하면 주로 본인이 신뢰하는 선수를 내세웠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황의조가 출격한 가운데 양쪽에 손흥민과 황희찬이 포진했다. 중원에는 백승호, 황인범, 정우영이 나섰다. 포백 수비진은 홍철-권경원-김영권-이용으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변함없이 김승규가 지켰다.

유럽 빅리그에서도 내로라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브라질은 역시 강했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브라질은 전반 2분 만에 수비수 티아고 실바가 하피냐의 프리킥을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는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노골이 됐다.

브라질에게 자비는 없었다. 실바의 헤더가 오프사이드로 판정된 지 5분 만인 전반 7분에 기어코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왼쪽 풀백 산드루가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프레드가 왼발슛했고, 이를 골문 앞에 있던 히샬리송이 방향만 살짝 바꿔 놓았다. 히샬리송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 김승규의 팔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선제골을 내준 이후에도 브라질의 파상공세에 고전하던 한국은 역습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전반 12분에는 손흥민과 황인범이 잇따라 슈팅하며 브라질의 골문을 노렸다. 먼저 역습 상황에서 홍철이 올린 크로스를 손흥민이 가슴 트래핑한 뒤 왼발슛 했으나 수비수 맞고 굴절됐다. 이후 튀어나온 공을 황인범이 오른발 슈팅했으나 브라질 골키퍼 웨베르통의 선방에 걸렸고, 손흥민의 재차 슈팅은 수비수 맞고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 골 차로 뒤진 한국은 멋진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31분 황희찬이 중원에서 드리블 돌파한 뒤 찔러준 패스를 황의조가 페널티박스에서 티아고 실바를 등진 상태에서 받아냈다. 이후 황의조가 멋진 오른발 슛으로 공을 반대편 골대에 꽂았다. 황의조는 골을 성공시킨 뒤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최근 자신의 부진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브라질은 손쉽게 승부의 추를 자신의 쪽으로 다시 가져갔다. 한국은 전반 42분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 추가골을 허용하며 1-2로 끌려갔다. 바로 직전 상황에서 수비수 이용이 산드루와의 경합 과정에서 볼을 걷어내려다 그만 상대의 발을 차고 말았다. VAR 판독 이후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었다.

1-2로 뒤진 한국은 후반에도 브라질의 공세에 고전하다 세 번째 골까지 허용했다. 후반 12분 네이마르에게 또다시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이번에는 김영권이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를 수비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VAR 이후 파울로 선언돼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또다시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는 이전과 똑같이 특유의 몸동작 이후 가볍게 볼을 오른쪽 골대로 넣었다.

벤투 감독은 두 골 차로 벌어지자 곧바로 선수 교체로 변화를 꾀했다. 후반 13분에는 이용과 백승호가 나가고, 김문환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들어왔다. 교체 투입 이후 좋은 찬스가 찾아왔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드리블한 뒤 오른쪽으로 내준 볼을 황인범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후반 26분에는 황의조 대신 나상호가 투입되면서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갔다. 후반 막판에는 황희찬 대신 권창훈까지 들어갔다. 그러나 팬들이 기대하던 추가골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브라질이 우리의 수비 실수를 틈타 공격을 전개한 뒤 필리페 쿠티뉴가 마무리하면서 세 골 차로 달아났다. 이어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가브리엘 제주스가 후반 추가시간에 멋진 개인기를 선보이며 다섯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1-5 브라질

득점 : 히샬리송(전7) 네이마르2(전42, 후12) 쿠티뉴(후35) 제주스(후45+3, 이상 브라질) 황의조(전31)

출전선수 : 김승규(GK) 홍철 권경원 김영권 이용(후13 김문환) 정우영 백승호(후13 정우영) 황인범 손흥민 황의조(후26 나상호) 황희찬(후39 권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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